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많은 재난이 있어 왔습니다.
재난은 필연적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만 어떠한 재난이라도 반드시 정신건강에 문제를 가져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동안 재난 관련자의 정신건강 지원이라는 개념은 거의 도입되지 못했었습니다. 재난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다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미숙하게 대처하여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 왔지만 아직도 우리의 재난 예방이나 수습 대책, 희생자 가족과 피해자를 돕는 것은 모두 미흡하기만 합니다. 재난 관련자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을 방치하거나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경우 개인의 고통을 넘어서 국가 전체의 고통과 손실이 뒤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 선진국의 경우 각 국가의 정신의학회를 모체로 한 재난정신의학 위원회 혹은 기구가 설치되어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건강 분야의 가장 우수한 인적 자원으로 전문적인 임상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재난의 시기에 개인과 사회, 국가를 위한 최적의 지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에 대한정신건강재단에서는 효과적인 재난 대응을 위해 재난정신건강위원회를 설치, 운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개인 혹은 단위 기관 차원에서 행해오던 재난정신건강 지원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건강재단을 통하여 공식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난정신건강위원회는 재난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과 대처, 개입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정부 당국과 재난 대응 기구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재난정신건강 정보전달, 교육자료 제작, 전파, 교육, 인적 자원 개발 및 연계, 재난 대응 정책 수립 지원, 재난 관련자에 대한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 대국민홍보자료 제작 및 배포, 서비스 자원 개선 등 재난정신건강과 관련된 제반 업무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엄청난 충격을 준 세월호 사건의 슬픔과 애도 과정을 겪으며 유가족들에게 약속드렸던 바와 같이 끝까지 재난관련자들과 함께 하며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동안 진료실 안에서만 머물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사회의 가장 아프고 힘든 곳에 뛰어들어서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재난 현장에는 재난정신건강위원회가 언제나 함께 할 것을 다짐합니다.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 채정호